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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으로 많은 사람들은(아마 대개의 경우 한국에서 삼성의 녹을 먹고 살아가는 언론과 삼성의 협력사 내지는 자국민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삼성의 손실을 먼저 걱정한다. 1조원 이상의 피해 보상액을 지불해야 하는 점에서만 본다면 이는 비단 틀린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오늘 트위터에서 전 라이코스 CEO 였던 임정욱님이 올려준 트윗을 보면, 오히려 이번 소송이 비싼 대가를 치루기는 했지만, 이 비용으로 삼성은 세계인 광고 효과를 톡톡히 지불 받았다는 분석의 글을 소개해 화재가 되었다.


 Retweet 도 꽤 됐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 이글의 내용은 이렇다. 이번 소송은 옳고 그름의 결과와는 상관 없는 기업간의 파워 경쟁을 시험하는 소송이었고, 이 소송에서 왠만한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함부로 대적하기 어려워하는 애플에 유일하게 맞짱 뜰 수 있는 기업으로 포지셔닝 했다는 것이다. 


알고 있듯이 많은 세계의 눈이 이 세기의 대결에 초점을 맞춰왔고 이런 지적은 충분히 수긍할만한 분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왜? 삼성의 위상이 달라졌는가?


이번 소송을 통해서 개인적으로도 다른건 모르겠고 광고 효과 만큼은 삼성이 톡톡히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조금만 IT 관련한 이슈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라면 이런 측면을 고려했었을 것이다. 


임정욱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생활하시며 실리콘 밸리의 이슈를 몸소 체험하고 계신데, 아마 충분히 삼성이 얻을 광고 효과적 측면도 고려하셨을텐데, 오늘 올라온 글은 그의 생각 뿐만이 아니라 니케이의 기사를 인용해 좀 더 객관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니케이의 분석글 요약]


1) 큰 손해 배상액은 삼성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2) 판금 대상의 제품은 구형으로 제고 부담이 있겠지만 치명상은 아니다.


3) 법적 공방이 지속되면서 삼성의 지명도가 세계적으로 상승했다. 

    ("애플과 대치하며 경쟁 할 수 있는 존재"로 각인 된점 언급)


니케이는 애플과 같은 경험 많고 규모가 큰 기업을 후발 기업이 상대하기는 매우 버거우며 상당한 각오를 요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삼성은 추적자임을 자인하고 있기 때문에, 법정 대결을 굳이 피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카피캣임을 유저나 기업 모두 알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카피캣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을 두려워해 도망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합의를 해도 줘야하고 합의를 안해도 줘야 할 돈인데, 합의하지 않고 맞짱 떴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뉘앙스다. 


잃을 것이 없는데, 뒤에 숨어서 쉬쉬하기 보다 당당하게 맞서서 싸우라는 것이고, 이 상황적인 요인이 삼성의 유일한 강점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 삼성의 위상은 높아진 것일까?


국내에서 삼성의 위상이 절대적이라 세계 시장에서도 그런 위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많은 독자들이 오해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삼성이 근 20여년간 자신들의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고, 어느정도 성과를 얻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신흥국에선 이미 일본 브랜드 가치를 넘어섯다는 평가가 있고, 북미와 유럽에서도 특정 분야에서는 삼성과 LG 같은 한국 브랜드를 더 가치있게 평가한다는 점도 충분히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기에 이렇게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IBM이나 애플의 브랜드를 능가하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매출이나 모든 면에서 탈 아시아권 기업으로 성장했고, 나름 이름도 날리고 있지만 아직 삼성이란 브랜드를 모르는 사용자도 많다. (최소한 애플이나 다른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서 말이다)


그리고 삼성이 그토록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은 삼성을 퍼스트 무버로 보고 있지 않을 뿐더러 일부는 카피캣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애플은 세계 IT 역사와 함께하는 기업이다. 한때 멸망할 위기도 겪었지만, 애플의 사과 마크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고, 수십년간 쌓아올린 브랜드와 명성에 스티브 잡스란 위대한 경영자로 인해서 세계에서 애플은 독보적인 이미지 인 것만은 분명하다. 


세계속에서 애플과 삼성은 과거에는 애플에 하청받는 기술력 있는 하청 기업이었을 뿐이다. 


해외의 많은 언론이 삼성과 애플의 이야기를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내는 것은 이 소송이 갖는 의미도 있지만, 애플이런 거대한 기업에 하청 기업이 덤볐다는 홍보 효과도 한몫하고있는 건 사실이다. 


한국에서야 애플이 어떻게 그럴수 있어? 라는 분위기지만, 해외의 시각에서는 삼성이 간댕이가 부었군이란 시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분명 결과적으로 삼성이 실패한 전쟁을 치룬것이 되버렸지만, 삼서은 애플과 맞짱 뜰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란 이미지를 각인 시킨 것은 분명한 일이고, 앞으로 갤럭시 S3 이후에 더욱 자신들만의 혁신적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렇게 형성 된 브랜드 가치로 더욱 큰 비상을 꿈 굴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소송으로 삼성은 어떤 피해를 입게될까?


1조 이상의 배상액과 갤럭시 S3 이전의 제품들의 판매 금지가 단행된다. (물론 소송이 완전히 끝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하지만, 배상액은 어쩔 수 없더라도, 구형 제품은 이미 제고 소진이 많이 됬고, 약간의 물류 비용만 들이면 될 수준이다. 


이 제품들을 미국이 아닌 소송이 진행되지 않는 시장에서 저가로 판매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카피캣이란 오명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미 카피캣으로 유명한 기업에게 추가로 카피캣이란 오명이 덧씌워진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대신 혁신적인 카피캣, 오리지널 애플을 위협 할 수 있는 돈도 많고, 파워까지 가진 하이테크 카피캣이란 특수한 이미지를 얻은게 아닐까 싶다. 


문제는 오히려 삼성이 받을 피해보다는 삼성이 패함으로 인해서 몸사리고 있었던 안드로이드 진영의 후발 주자들이 더 큰 걱정이다. HTC, LG, 모토로라..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나아가 구글과의 전면전이 발발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애플의 전략은 무었인가?


단순한듯 보이는 이 소송은 이전 글에서 지적했듯..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어설프군이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안드로이드 제조사 진영의 대표격인 삼성을 무너뜨린뒤 후발 제조사들을 강압으로 옥죄고, 궁극에는 안드로이드폰 제조를 못하거나 줄이게 지속적인 압박을 취한다. 후발 주자들은 삼성에 비해서 영세한 규모라서 이런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끙끙대다 대안으로 심비안이나 블랙베리 OS 또는 MS 윈도폰 OS로 갈아타며 급속히 구글의 안드로이드 동맹을 약화 시킨다. 


이렇게 동맹이 약화되고 안드로이드 진영이 와해 직전까지 몰리면 자연히 애플의 주가와 수익율은 극대화되고 세계의 통신사들과 좀 더 좋은 협상력을 발휘해 MS가 PC 시장에서 보여줬던 시장 장악력을 보여주게 된다. 


이때쯤이면 구글이 발악을 시작할텐데, 기존에 소송전으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구글을 진흙탕 싸움에 끓어들여 겱국에는 모바일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게 한다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나만의 가상 시나리오에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필자가 생각한 시나리오 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 전략이 제대로 먹힐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삼성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지만, 구글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돈을 벌지 않는다는 점과 수익 모델의 차이점에 따른 실제 공격 포인트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전쟁의 관건이 아닐까 싶다. 


삼성은 분명 밀렸지만, 이제 혁신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 됬다. 국내외의 훌륭한 인력들을 가진 이 기업이 지속적으로 추격자 전략만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제부터라도 10년대계를 꿈꾸며 선도자 전략을 취해 10년쯤 뒤엔 다시 삼성과 붙어서 이들을 이겨는 모습을 기대하며 이번글 마무리 하겠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 칼럼 (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1624/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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