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노키아는 잃어버린 10년과 함께 환상경제에 빠져있다. (참고로 환상경제는 노키아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착안한 용어로 환상이나 최면에 빠져 위기에 대응하지 못했던 노키아의 모습을 빗대고자 표현한 용어이다)


노키아가 왜? 이런 환상 경제에 빠져있다고 분석하는지는 그들의 10년간의 R&D 투자 비용을 봐도 알 수 있다. WSJ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구글, 애플, 노키아의 지난 10년간의 R&D 투자 비용을 계산해 보면 절대 경쟁 기업에 뒤지지 않는 비용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키아가 사용한 R&D 투자 비용은 애플이 지난 10년간 지출한 연구 개발 비용보다 약 4배나 많은 400억 달러에 달한다. 또, 이런 연구 개발로 등록한 특허는 자그마치 1만개 이상의 특허와 시장 가치로는 60억 달러 상당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지 출처: WSJ]




이 때문에 한창 잘나가던 시절의 노키아는 삼성조차 두려워 했던 절대적인 강자였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노키아가 혁신을 잃어버려서 추락했다느니 몰락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지만, 혁신이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는 본래적 의미에 맞게 사용되고 있다면 현존하는 그 어떤 기업보다 혁신적 유전자를 가진 기업임에 틀림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WSJ]



노키아는 혁신적인 기업이다

노키아가 보여준 혁신적 기업의 이미지는 다음 사례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전 노키아 수석 디자이너였던 프랭크 누오보가 10여년 전에 발표한 “모바일 인터넷의 미래”라는 프리젠테이션 사례로 당시 시점에서 이들이 발표한 자료는 혁신적 이미지를 가진 애플에 비견 될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이 대단한 기업에 종사했던 프랭크 누어보는 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애플 아이폰보다 7년이나 앞선 컬러 터치 스크린 기반의 현재 스마트폰의 모체가 되는 미래형 휴대전화 컨셉을 소개했다. 


무선 인터넷에 기초해 휴대전화로 다양한 유/무선의 모바일 컨텐츠를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휴대 전화 컨셉을 이런 모바일 네트워킹의 개념 조차 잡히지 않던 않던 시절에 제안했을 정도다.


이것만 봐도 시장에서 이들의 추락을 얼마나 단순하게 분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노키아 위기의 본질은 혁신이나 투자 부족이 절대 아니다. 경영적 실수, 성공에 대한 도취, 사내정치.. 등 수많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터져 나온 결과로 이해해야 그나마 그들의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미 1990년대 미래형 컨셉폰을 만들어내고, 전무후무한 휴대전화 시장의 40% 과점 기업의 원동력, 펄프회사로 출발한 기업이 IT 기업으로 변모하기 까지의 수많은 성공 스토리와 이들의 성장 배경을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IT하면 삼성과 LG만 알던 한국인들에겐, 한창 반도체 만들며 일본을 넘어서자는 구호나 외치고 있던 시절의 한국과, 무선 통신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동작하는 스마트폰을 생각하던 노키아와 대비시켜보면 더 이들의 추락이 궁금해지지 않을까 싶다.  



노키아 얼마나 절망적인가?

노키아 문제를 살펴보기에 앞서 노키아가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노키아는 줄곧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40%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타이틀 마저 삼성에게 내놓은 상황이다.


2012년 4분기에 시장조사기관 IHS아이서플라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29%를 기록해 24%대로 추락한 노키아를 제치고 명실공히 피처폰 및 스마트폰을 통틀어 최고 회사로 올라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친 것은 삼성의 휴대폰 시장 진입 사상 최초이며, 노키아가 1998년 처음 세계 휴대폰 진출 이후 14년만의 일이다.


IHS 아이서플라이의 웨인 람 선임 애널리스트가 전한 2012년의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이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휴대폰 시장은 전체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율이 35%였지만 2012년엔 47%로 비율이 확대 된 것이 삼성의 약진을 도왔다는 이야기다.


반면, 노키아는 바로 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에 밀리며 2위로 추락했고 이마저도 후발 주자들에게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 부분에서 경영적 판단 미스가 가져올 큰 충격파가 어떤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데, 문제는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점이다.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013년 세계 휴대폰 시장도 스마트폰은 3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반 휴대폰은 1% 늘 것으로 전명하고 있다. 노키아가 어떻게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존과 다른 대응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지금의 추락을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업 존폐의 위기를 논할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이 때문에 긴급하게 이사회를 소집한 노키아의 전설적 CEO로 유명한 요르마 올릴라는 자신의 공식 후계자로 지목한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 마저 퇴진시키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노키아 145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CEO인 MS 출신의 스티븐 엘롭을 경영자로 앉힌앉힌 것이다.


항간에는 엘롭의 영입은 위기에 빠진 노키아가 MS의 구원 등판을 바라는 마음에 의한 정치적 이유가 더 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미국 시장과 MS가 가진 영업망 활용을 위한 장기적 포석과 함께 인공 호흡기 없이는 다시 살아나기 힘든 위험한 상태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결정이라고 분석하고 싶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156/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