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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키아의 관료화 문제점 이면에는 불평등한 사내 정치와 권력 구조도 한몫했다. 펄프회사 이후 하드웨어 제조사로 커온 노키아에게 사내에서 기술 분야에 대한 의사 결정에 어떤 조직 출신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까?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불평등한 노키아의 정치구조: 견제가 없었다


굳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하드웨어 부분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았겠는가? 회사가 급격하게 소프트웨어 부분으로 전환되 조직 구성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문이 균등하게 지분을 갖게 되는 구성을 취했다면 모르겠지만, 네트워크 장비쪽에 강점을 가져온 기업 특성상 하드웨어 부분이 자연스럽게 의사 결정 구조에 깊이 관여할 수 밖에 없었다. 


소프트웨어 부분이야 차후 주목 받게 되면서 의사 반영 비율이 높았겠지만, 당장 매출도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서 나온다는 점을 당시 경영진은 인식하지 못했다. 


같은 하드웨어 제조 기업이지만 애플의 경우 소프트웨어 부분에 스콧 포스털이 자리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깊이 관여한 점을 생각하면 노키아 조직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애플의 대표 브랜드로 알려진 앱스토어 모델도 애플이 최초가 아니었다는 점은 위에서도 언급했는데, 노키아는 이 아이디어를 이미 2004년에 스마트폰 개발팀에 의해 제안 됬다. 온라인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 장터가 제안 된 것으로 초기 디자인 프로토타입까지 완성해 론칭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사내의 오묘한 권력 지형도는 이 장터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개발팀의소프트웨어 담당자들은 스마트폰의 핵심이 바로 소프트웨어 임을 알고 미래를 위해 이 어플리케이션 장터 개발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하드웨어 출신의 임원들은 이를 수용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에도 피처폰에서 하드웨어 기술이 더 중요했지, 그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런 관점으로 시장을 봤던 것이고, 한편으로는 하드웨어 대 소프트웨어 팀간의 주도권 논쟁의 희생양이 미래의 먹거리가 됬다고도 분석해 볼 수도 있는 사례이다. 



삼성이 잘한게 아니라 노키아가 무능했다?


앞서 소개한 사례가 경영위원회에 의한 이익 중심의 잘못 된 경영 효율화 구조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경영자의 편한 의사 결정 도구화 되면서 문제를 일으켰다면, 앱스토어 사례는 프로젝트 팀간의 권력의 이전투구, 여기에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내다보지 못한 하드웨어 출신 임원과 매니저들의 시스템 문제를 야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심비안 기반 N8 스마트폰이 성공했을리가 있겠는가? 노키아 N8의 실패는 어떤면에선 필연적이며, 노키아 문제의 총채적 원인과 이유를 설명하는 비운의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다. 


이 주제에 대해서 결론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삼성도 비슷한 문제를 앉고 있었지만, 독재적 권력 구조에 의해 빠른 위기 판단에 따라서 과감하게 소프트웨어 부분을 새로운 경영과 프로젝트의 축으로 끌어올리면서 위기를 돌파했다.


삼성이 잘하고 있다라는 개념 보단, 노키아 같이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가 무조건 성공하는게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경영자가 시스템만 의지하지 않고 다양한 실증적 사안에 대해 관심과 지식을 늘 탐독하고 문제를 파악하지 않고 쉬운 것만 찾는 것은 그 어떤 위기 요인보다 무섭고 심각한 독임을 인식해야 한다. 


노키아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그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지 늘 경계하고 내부 조직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문제들을 해결했다면, 오히려 삼성과 같은 독제 기업보다 더 빨리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어느자리에 있든 경영자는 치열해야 하고 그 치열함이 사라진 노키아였기에 현재의 위기를 맞은게 아닌가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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