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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들려왔던 SK 컴즈가 드디어 싸이월드 분사와 함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SK 컴즈측에 따르면 주력 서비스인 네이트 및 네이트온 운영 인력과 사업 부서를 50% 이상 축소하는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19일 이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350명 가량의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되 현재 400여명 이하의 슬림한 조직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8분기 연속 적자속에서도 싸이메라, 네이트온등의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급변하는 IT 상황속에서 더이상 기존 인력을 유지하며 신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사실상 사업 축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K 플래닛에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넘겨주며 주도권이 밀린 모습이었는데, 이번 조치를 통해서 SK 컴즈는 구조 조정을 통한 벤처 기업 조직으로 탈바꿈이 아닌 현상 유지 입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분석 할 수 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SK 컴즈는 17개 본부와 실로 구성 된 조직을 8개 본부로 줄이고 네이트 사업부, 서비스개발본부, 인프라본부, 네이트온사업부, 비즈본부, 싸이메라 사업부로 개편하게 된다. 


또,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UX 디자인실과 기획조정실을 별도로 두고 C레벨(CTO·CRO·CFO)을 폐지하고 책임자 직급도 낮추기로 했다. 



구조조정 어떻게 봐야 하나?

좋게 말해서 슬림화 이고 의사 결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개편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구조 조정이고 실적 악화로 인한 적자 탈출을 최후의 자구책이라고 봐야 한다. 

안타깝지만 이번 개편이후에도 실적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추가 구조 조정이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를 통해서도 기업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될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나마 싸이월드의 가능성을 인정해서 분사를 시킨 것인지, 한때 국민 써비스 였던 싸이월드 청산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시간 벌기와 명분 쌓기를 위해 때어 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명확한 것은 2014년 실적에 따라 국민 서비스 싸이월드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 같다. 


IT 1세대의 아쉬운 퇴장
프리챌, KTH ... 등 그간 굵직한 IT 1세대 서비스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장에서 정리됐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KTH 퇴장 과정과 SK컴즈 정리 과정이 상당히 닮아 있다는 점이다. 

두 기업 모두 모회사로 통신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포털 서비스와 상당수 포트 폴리오가 겹쳤었다는 점등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KTH나 SK컴즈 퇴장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기업 구조 조정과 정리 과정에 대한 책임이 모두 직원들에게 일임 됐다는 점이다. 엄밀히 따져보면 이들 기업이 이렇게 된 것은 조직원 책임보다는 경영진 책임이 더 클텐데 이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 절차가 없었다는 점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SK 컴즈의 근본 문제는 무었인가?
이 부분에선 사견을 달 수 밖에 없지만, 기본적으로 경영적 문제가 핵심 이었다고 볼 수 있다. 통신 기업의 자회사 특히 온라인이나 IT 자회사들이 매번 실적을 못내는 것은 통신 기업 특유의 기업 문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싸이월드가 한창 주가를 달리고 있을때 SKT 출신의 경영진이 낙하산 처럼 밀려들어 온 것을 기억 할 것이다. 

그 시기를 기점으로 싸이월드가 추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네이트, 네이트온 등이 모두 실적이 하락하고 점유율이 떨어지며 위기를 겪었다. 

가장 큰 문제는 ROI를 중시하고 경영적 성과에 있어서 매출 확대에 너무 포커스를 맞추는 경영의 문제등이 지속됐다. C로그 실패나 싸이월드 추라, 네이트온의 모바일 전환이 늦어진 점과 경영적 결정들을 종합해 보면 문제의 근원적 원인이 도출 된다.

당시 네이버 수준의 실적은 아니었지만 잘나가고 있던 회사 분위기상 성과가 떨어지는 서비스 전환에 목맬 필요가 없었고 이런 늦은 결정들은 페이스북, 트위터가 급성장하던 시기 싸이월드의 추락을 만들었다. 

조직이 슬림화 됐고 과연 향후 상황이 개선될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바로 이런 통신 기업 논리다. 가입자당 매출을 따는 그런 경영진이 득세하는 곳에서 과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SK 컴즈의 아쉬운 작별 인사
SK컴즈는 사옥 이전과 맞물려 마지막 사내 방송이란 이름으로 12월 16일 방송을 유튜브에 공개했는데, 같은 업종에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애잔함이 느껴졌다. 

사실 회사가 문제가되고 위기가 닥쳐도 밑에 있는 직원들은 열심을 다하는데, 해당 동영상을 보면 그 구성원들 오늘을 살아하는 셀러리맨의 고독과 기쁨, 슬픔이 함께 하는듯 해 남이야기 갖지 않았다. 

향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SKT 본사가 아닌 통신과 연관 없는 비 계열에 입사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바로 이렇게 주력이 아닌 분야에 투자한 기업들의 만로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트위터 등에서는 이제 다음 타겟이 다음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쉽게 그런 상황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SK 컴즈와 달리 다음은 뒤를 바쳐주는 기업도 없고 자신들 스스로 전력을 다해야 하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쉽게 몰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모바일, SNS,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 모두 성과가 없는 점은 위기 요인으로 평가 할 수 있지 않을까?

SK 컴즈 부디 부활하길 기대해 보며, 열심히 일한 당신들이여 힘내라는 말한마디 남기며 이번글 정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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