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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바일 시장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미 "완결 된 시장"으로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폰에 의한 제 2차 모바일 빅뱅이 시작한지 4년여만에 이제 완연하게 리더와 추종자들로 구분되어 졌고, 어느정도 업계의 구획이 정리 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이동통신 시대 개막을 알렸던 1990년대 후반에 비해서는 아직 시장의 파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향후 10년동안은 노키아가 10년 아성을 지켰던 것처럼 삼성의 아성이 굳건 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자신들의 시장을 영위하고 나머지 시장을 가지고 중국계와 일본계, 한국계, 미국계가 경쟁 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은 이 시장에서 현재 기준으로 패자에 속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전개해 보려고 한다. 






ZDnet은 애플을 제외한 외산 스마트폰 진영에 대해 "에이스"가 실종됐다고 진단하며, 애플 이외에는 사실상 이 시장을 리딩할 리더가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에서 HTC, LG, 소니, 블랙베리, 모토로라 등의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대표 브랜드들은 애플과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물론 삼성의 갤럭시 제품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이외의 제조사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현상에 대해 ZDnet은 이런 진단을 내렸다. 대부분의 기술 투자 여력이 없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하지 못해 시장이 인정 할만큼의 매력적인 제품 라인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과 함께 제시한 근거는 이렇다. HTC는 지난해 3분기 35억대만달러, 4분기 15억6천만대만달러 적자를 냈다. 소니는 100만원이 넘는 ‘엑스페리아Z1’가 일본에서 성공했지만 일본 밖에서는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카메라 이외의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라고 지적하고 있다. 블랙베리의 상황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모토로라 역시 성장 동력을 못찾고 있는 실정이다. 



좀더 냉철한 지적이 필요하지 않을까?

ZDnet의 지적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이런 지적만으로 모바일 기업들의 문제를 꽤뚫어 볼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근시한적 비판이라고 지적 받는 이유라고나 할까?


우선 모바일 시장은 크게 두가자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다 같이하는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이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 몸 닳은 MS가 노키아 인수로 합류 예정에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축은 순전히 하드웨어만으로 시장에서 승부하는 기업들이다. OS는 안드로이드에서 받아와 자신들은 하드웨어만 하는 부류다. 


이 부분에서 다른 각도로 시장을 들여다 보면 하드웨어 하는 기업중에서도 삼성처럼 수직 일관 체계를 구축하고 하드웨어 전 부분을 장악한 경쟁력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가 있고, 부품은 외부에서 사들여와 조립해 판매하는 기업들이 있다. 


팍스콘처럼 제품을 위탁 생산받는 업체도 있다. 문제는 단순하게 조립 생산하는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지적질. 너무 일반적인 시장 경쟁

모토로라, HTC 같은 기업들은 모두 직원이 몇천명씩 되는 대기업이 됐다. 제품을 판매하는 지역도 전 세계에 퍼져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팔지 못해 매년 적자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 비대해져 버린 인력과 사업 구조가 가장 큰 문제다. 반대로 중국의 샤오미 같은 기업은 3년전 창업해 1년에 한개씩 단 3가지 모델만 만들고 50달러 미만의 제품으로 2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ZDnet의 지적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제품 라인업을 줄이고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 몇종만 생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과연 이런 체질 변경이 모든 기업이 해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혼란은 물론 기존에 자신들이 잘해왔던 방법 조차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 



둘째 지적질. 과연 에이스을 만들 여력이 있으면 성공할까?

HTC, LG, 팬택, 모토로라의 대표 제품들이 경쟁력이 떨어질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품 자체의 완성도 차이나 디자인 차이는 개인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가릴 뿐만 아니라, 대표 제품들의 경쟁은 새로운 상황으로 돌입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우선, 제품력은 이제 경쟁 대상이 안된다. 대다수 기업들의 대표 브랜드는 이미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이 성공하고 있는 것은 애플에 비해서 10배 가까지 지출하고 있는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과 자신들이 구축한 수직 일관 체계에서 오는 가격 경쟁력등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경쟁사들 제품이 에이스가 아니라서 성공 못하는게 아니라.. 


경쟁의 룰이 바뀐 상태라는 이야기고, 결국 자금력 싸움으로 번졌다는 이야기다. ZDnet이 말한대로 제품력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면 성공 할 수 있을까? 난 지금 상태에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제품 개발의 개념이 정해져 있고 신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적다. 설혹 구글의 글래스처럼 만들었다고해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았을 당시의 성공을 재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긴 어렵다. 



셋째 지적질. 그렇다면 저가 경쟁이 답인가?

ZTE, 화웨이는 철저하게 저가 전략을 취해 마켓 포지션을 세계 5위권까지 올려놨다. 그렇다면 실패하고 있는 기업이 이런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저가 경쟁을 취해야 하는 것일까?


만약, 기업들이 잘나가고 있는 저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취하려면 우선 인건비, 부품 수급에 따른 원가 경쟁력 확보, 인력당 생산비 감축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중국 제품이 값싼 인력에 의한 품질 경쟁력이 낮았지만, 현재는 세계의 공장이란 타이틀에 맞게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제품 생산을 의뢰하며 제품 생산 품질과 개발 경쟁력이 이미 한국 이상의 수준에 들어섰다. 


이런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차리고 저렴한 인건비와 확실한 인력을 수급받을 수 있을까? 이미 수년간 경쟁의 방법을 달리해온 ZTE와 화웨이의 성공 방정식인 셈인데, 무턱대고 이들 기업을 따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저가 제품 생산 기업들은 수년간 그런 방식으로 성장해와 일정한 판매량을 얻었고 그로 인해 많은 부품을 사가는 대표 기업이 됐다. 따라서 부품 조달에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이미 중국 시장에 터를 닦아 인건비와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이들의 방식을 답습한다는게 말이 안된다. 




넷째 지적질. 핵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어떻게 경쟁해야 할지를 못찾고 있다. 모든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키아 만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하고 샤오미란 기업처럼 체질을 변화 시킨다고 성공 할까?


아니면? 없는 사림에 핵심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에 올인해야 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저가 제품을 만들어 저가 시장에 올인해야 할까?  결국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접근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점이 문제점인 것이다. 


예를들어 보자 HTC는 초기에 안드로이드에 선투자하면서 레퍼런스 타입의 넥서스와 구글 One이란 제품을 생산했다. 그리고 OS 튜닝과 최적화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의 성공을 맞봤지만, 몇년간 경쟁자들도 이 영역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사실상 이런 경쟁력 차이가 별로 없게 되버렸다. 


HTC는 그래서 비트 일렉트로닉등을 인수하며 음향 분야를 강화해 특화하려 했지만 이역시 실패했다. 저가 경쟁으로 갈수도 있었고 샤오미처럼 성장 할 수 있었지만 경쟁 시점을 놓친게 큰 원인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방식을 당장 바꾸기 힘들다. HTC는 예전부터 OEM등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해 왔다. 기술력이 있는 업체인 만큼 특화 제품들을 생산해 넓지 않지만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조하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폰, 트위터폰, 파이어폭스폰, 우분투 폰 같은 영역에서 다양한 시장 세분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가격대가 너무 높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가격 세분화도 필요한 일이다. 


소니의 경우 역시 핸드폰 기능을 하면서 플레이스테이션 제품에 연동 할 수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에 PS 제품들에 연동하면 멀티 게임을 진행 할 수 있고, 음악을 공유하고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공유해 컨텐츠 허브 역할을 지원한다면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한다고 성공한다고 정의 내리려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현재 모바일 기업들의 경쟁이 새로운 경쟁의 룰이 생겨나는 만큼 이런 경쟁에 대응 할 수 있는 형태로 각 기업들이 경쟁하지 않으면 도퇴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모바일 시장에서 좌절하고 있는 기업은 좌절에서 끝나지 않고 몰락에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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