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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5S와 아이폰 5C 발표가 주 목적이었던 2013년 9월의 "애플 이벤트"가 끝이 났다. 과거 스티브 잡스 살아 생전에는 눈비비면서 이 이벤트를 지켜봐 왔지만, 이번에는 왠지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마도 애플 이벤트를 통해서 전해들을 내용이 뻔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실제 이벤트가 끝난후 오늘 오전에 살펴본 내용들을 그간 루머로 나돌았던 대부분의 내용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애플에서 통제 가능한 소프트웨어적인 몇몇 신선한 뉴스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분명한 사실은 더이상 이 행사가 눈을 비비면서 볼 만큼 큰 무게감이나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행사를 다시 모니터링 하면서 언론과 몇몇 IT 블로거들이 놓치고 있는 점을 발견해 이 점을 집어보고자 한다. 




1. 이변보다 이면에 숨겨진 애플의 전략

첫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하드웨어적이 부분에서 우리가 기대한 놀라움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다양한 애플 이슈는 루머로 속속들이 알고 있던 내용이 대부분 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신선함이 떨어졌다. 루머 확인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는 혹평을 내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애플이라는 기업의 치밀함에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애플이 iOS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미래는 더욱 명확해진 기분이다.


애플은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자신들이 구축한 디지털 허브 "iTunes"에 대해 큰 비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애플의 모바일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7억대 이상 팔렸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팔린 제품들과 미래에 팔린 모든 애플 제품을 이 "iTunes"에 연결해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애플의 원대한 꿈이라고 여겨진다. 


이것은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플랫폼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과는 다르다. 순수하게 자신들이 만든 하드웨어와 OS 기반으로 시장과 차별화 하려는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거대한 PC 협력체를 구축해 자신들은 OS와 소프트웨어를 협력사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시장을 지배해 갔던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애플이 구축한 플랫폼내에 자신들은 생태계를 유지하고 운영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대신 하드웨어로 수익을 얻고, 외부의 소프트웨어 개발 가능한 개발자나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에서 수익을 얻어가는 애플만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서 더욱 확신이 들었던 것은, 이들은 종합 디지털 컨텐츠 유통사로서 비전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중을 표출한 점이다.


단순하게 OS위에서 판매되는 영화, 음악, 전자 서적, 어플리케이션 판매 뿐만이 아닌,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 자신들만의 사회를 구성하겠다는 의중을 엿보였다고 보여진다. 


카메라 기능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외부의 소셜 서비스를 iOS에서 좀 더 쉽게 사용하게 하려는 의도는 애플이 iOS와 애플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어떤 형태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하는지를 대변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iOS 로그인 만으로 일상의 기록, 뉴스, 제품 구매와 같은 모든 일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웹에서 말하는 가상의 소셜 서비스가 아닌 온, 오프라인에서 애플의 플랫폼에 연결 되 동작하는 인간 사회를 실질적인 소셜 허브로 동작 시키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페이스북이 스스로 웹 OS를 주장하며 진화하는 것과 같이 애플 역시 iOS가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손쉽게 제공하고 컨텐츠를 소비 유통 할 수 있는 플랫폼이로 진화하는 것을 꿈꾸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페이스북이 웹OS로서 온라인 공간에서 동작한다는 점과 애플의 플랫폼은 웹 + 하드웨어가 복합적으로 연결되 동작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다른 점이란 사실이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애플은 소셜 서비스 연결, 포토 기능, 메시지 기능, 멀티미디어 기능 (게임, 음악, 영상.. 등)을 강화하고 iCloud와의 연동성과 OS 연동을 더욱 강화했고 이런 것들이 궁극의 소셜 허브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애플의 이 같은 변화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같은 iOS가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하드웨어는 이제 가쉽거리, 기술이 아닌 개념에 집중한다


64bit A7 프로세스에 M7이란 별도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이유가 뭘까? 속도 경쟁이 스펙 싸움에 일반적인 사람들은 동요하게 되고 자신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구매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스몰 사이즈의 저전력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코어가 몇개 달렸는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옥타나 쿼드 코어 같은 경우 먼 미래에는 필요하겠지만 아직까지 배터리 활용 기술이 한참 떨어지는 현 시점에 코어 숫자는 무의미하다. 특정한 상황이 아니면 나머지 코어는 유휴 상태가되고 배터리 관리를 위해 싱글이나 듀얼 코어정도로 동작하는게 일반적인 상황일 테니 말이다.


애플은 속도 논쟁의 무의미성을 이번 제품 발표로 소개한 셈이고, 한편으로는 속도나 스팩 싸움이 아닌 컨텐츠 싸움으로 새로운 룰을 이번 발표를 통해 제시했다고 봐야 한다. 


iTunes를 찾는 사람들이 이용 할 수 있는 게임과 영상,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좀 더 다양하게 활용 할 수 있도록 개발자를 지원하고 개발자들이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로 보여진다. A7을 보조하는 M7 프로세스를 별도로 지원하는 것은 모션 데이터를 끊임 없이 분석해 유연한 프로세싱을 돕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이전에도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스의 코어 확장보다는 GPU 기능을 강화하는 행동을 취해왔던 애플의 의중을 더욱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된다. 


애플이 집중하는 소셜 허브 플랫폼에 있어서 하드웨어 스펙이 중요한게 아니고 실질적인 동작 성능과 애플이 추진하는 기본적 개념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3. 지문인식으로 보안을 강화하는 목적


애플이 추구하는 소셜 허브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생각 한다면,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었일까? 개인 사진, SNS 사용 정보, 사생활 데이터가 아이폰에 모두 담겨 있는데, 이 제품을 잃어 버렸다고 가정 했을때 생각되는 걱정거리가 무었이겠는가?


많은 호사가들이 신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오로지 어떤 신기능과 남들보다 뛰어난 기능을 채용했는지를 떠들어대겠지만, 진정한 기술의 가치를 아는 기업이자 경영자라면 단순히 보이기 위한 기능을 짚어 넣는 것은 기술을 단순한 돈벌이로 생각하는 경영자라고 볼 수 있다. 


애플이 만약 필자가 유추하는 것과 같이 소셜 허브 플랫폼을 생각했다면 다음 수준으로 따라와야 할 기술적 토대가 보안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고, 지문 인식은 현존하는 가징 진화 된 보안 기법중 하나라는 점에서 좋은 대안제가 될 수 있다. 


바로 이런점이 지문 인식을 제공했다는 생각이다. 


필자의 노트북에도 지문 인식 기능이 제공된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숫자나 패턴에 의한 보안 보다 깔끔하고 빠른데다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상당히 지능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이 글래스를 만들어서 이슈를 만들었지만, 결론적으론 비즈니스에 현실적인 도움을 얻기는 어렵다. 애플은 장사속이 밝은 기업이라는 사실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발견된다. 


이미 내부적으로 구글 글래스 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 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부사장 출신인 토니 파델이 Co. Design을 통해 전한 내용으로 임 애플은 오래전에 몇가지 미래형 제품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실험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팟이 시장에서 주가를 올리던 시절 이미 구글 글래스와 같은 머리에  부착되는 (head-mounted) 제품들의 프로토타입을 실험했다. (당시 만들었던 제품을 착용시) 극장에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애플은 현재의 성공에 집중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들을 중단을 결정했다"


토니 파델 애플을 떠나기 직전인 2008년까지 증강현실과 가상 현실에 관련 된 프로젝트를 진행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자신이 개발하 된 기술과 연계 된 유사 프로젝트를 접해 볼 수 있었고, 당시 애플에서는 비디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원격 조정 기능등을 연구하며 더 혁신 할 수 있는 기술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결과적은 시간적 문제 때문에 이런 프로젝트들이 중단됬지만, 애플은 일반인 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욱 앞선 미래를 연구하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주지 시켰다. 


애플을 존경하거나 우러러 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애플이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애플이 내다보는 미래에 대해 집중 해줬으면 하고, 애플의 이번 이벤트를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이번글 마무리하는 바이다. 



해당 글은 iamday.net의 IT칼럼 (http://www.iamday.net/apps/article/talk/2754/view.iamday)에 기고 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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